지난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집회소음규제를 포함안 집시법 개악안이 9월 23일부터 시행된다고 합니다.

(시행령 - 민원이 제기되면 신고자가 위치한 건물 외벽에서 확성기,징,꽹과리 등의 소음원 방향으로 1~3.5M 떨어진 지점에서 소음 측정기로 소리크기를 잰다. 소음이 허용치를 넘어서면 경찰측이 경고를 할 수 있게 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집회 책임자는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한다.)

시행령은 헌법에서도 보장한 '집회의 자유'조차도 부정하는 법안이며, 소음규제 크기 자체가 현실적으로 집회자체를 방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전노련은 '개악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와 함께 불복종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아래는 '개악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 성명서입니다.

-- 성 명 서

침묵시위만을 하라는 것인가?
집회 소음규제를 골자로 한 ‘개악 집시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를 규탄한다

1. 7일 집시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였다고 한다. 주 내용은 지난 해 말 국회를 통과하여 개악된 집시법에 규정된 ‘소음규제’에 관한 내용이다. 개악된 시행령에 따르면 집회나 시위 때 쓰는 확성기 소음은 주거 지역과 학교 주변에서는 주간엔 65dB(데시벨), 야간엔 60dB을 초과할 수 없다. 또 그 외 지역에서는 주간 80dB, 야간 70dB을 넘으면 안 된다. 이러한 소음 기준을 초과하는 시위에 대해서는 경찰이 두세 차례 경고하고 그래도 이를 위반할 경우 확성기를 압수하며 이에 불응하면 집회 주최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 집회 주최 측이 정한 질서유지인에 대해서는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2. 이번 시행령 개악안은 경찰청이 만든 원안이 그대로 통과된 것으로서, 그동안 시민사회운동 진영에서 무수히 제기한 비판을 하나도 수용하지 않았다. 이래놓고 경찰청은 의견수렴을 했고 충분한 논의을 했다고 말할수 있는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법개악을 자행하고 그 시행령마저 경찰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킨 것은 규탄받아 마땅하다. 집시법 연석회의에서는 그동안 집회와 시위에서 소음문제는 집회주최자의 자율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 이를 경찰 공권력이 자의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있어서는 안된다고 여러차례 제기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해 연석회의에서 자체적으로 소음을 측정한 자료를 제시하였고 토론회나 의견서제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3. 통과된 시행령의 소음규제는 한마디로 현실 비현실적인 내용이다. 현재 주로 집회가 개최되는 거리는 집회를 하지 않을 때에도 배경소음이 70~80db에 이른다. 여기에 집회 현장의 확성기 소리가 약간만 더해져도 80db은 훌쩍 넘게 되므로 웬만한 집회는 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소음측정도 피해가 예상되는 건물 안에서 하지 않고 건물 외벽에서 하게 되어 있어 측정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피해가 예상되는 건물이라는 것도 집회 현장마다 제각각이어서 가까운 곳은 기준을 훨씬 넘을 것이고 먼 곳은 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를 법으로 일률적으로 규제한다는 발상 자체가 집회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침묵시위’만을 하라는 것인가?

4.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내용이 시행되면 집회 현장에서 소음을 놓고 집회주최자와 경찰사이에 잦은 충돌이 발생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결국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중재하는 법이 아니라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고 공권력에 의한 강제와 처벌만을 내세우는 법인 것이다. 우리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침해되어서는 안되며 이를 충분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공권력이 기능하고 법은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소음규제를 빌미로 하여 집회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일차적으로 경찰과 정부에 그 책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잘못된 법을 바로잡기 위해서 우리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집시법 개정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2004. 9. 8
개악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